“임장크루 논란, 매물 볼 권리인가 민폐인가?” 부동산 현장 방문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말하다
1. ‘임장’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임장크루’는 누구인가?
‘임장(臨場)’은 ‘현장을 방문한다’는 의미로, 부동산에서는 매물의 입지 조건, 주변 인프라, 내부 상태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과거에는 전문가들, 실수요자들만의 영역이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공부를 위해 자발적인 임장 모임이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모임을 ‘임장크루’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단순한 부동산 투자자 모임을 넘어서, 부동산 초보자들이 함께 공부하고, 지역 시세를 분석하며, 미래의 실수요자 또는 투자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집단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SNS를 통해 자신들의 임장기를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구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지점은 어디일까요?
2. ‘임장크루’가 민폐로 지목되는 이유
① 매수 의사 없는 ‘구경꾼’ 방문으로 인한 업무 방해
공인중개사들은 대부분 매수 의향이 있다고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 매물을 소개합니다. 하지만 임장크루는 실제로 매수를 고려하고 있는 ‘실수요자’가 아니라 단지 ‘공부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사례: 일부는 자신을 신혼부부라고 속이거나, 이직 예정인 것처럼 행동하며 중개사를 속이는 ‘역할극’을 통해 매물을 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한 중개사는 “딱 보면 압니다. 이분들 계약 안 할 거예요. 그래도 문은 열어줘야 하죠.”라고 토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간 낭비를 넘어, 실제로 매수를 고민하는 고객에게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고, 공인중개사의 피로도를 높이며,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② 세입자·집주인의 사생활 침해와 불편
매물 중에는 현재 세입자가 거주 중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잦은 방문은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사례: 한 집주인은 “청소도 하고 준비했는데, 임장 스터디 목적으로 방문하면 힘이 빠져요.”라고 말하며, 임장크루의 무분별한 방문에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단체로 방문하거나, 중개사의 사전 안내 없이 매물을 보러 오면 세입자뿐만 아니라 건물 관리인, 이웃 주민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③ ‘상업화된 임장’의 그림자
최근에는 아예 ‘임장’을 유료로 판매하는 서비스까지 등장했습니다. 네이버 스토어 등에서 하루 9만 9천 원에 임장 참가권을 판매하는가 하면, 멤버십 시스템으로 6개월 과정, 1년짜리 클래스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업화는 ‘학습’이라는 순수한 목적을 벗어나, 실질적으로 중개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부동산 시장을 불신의 공간으로 만들 우려가 큽니다. 특히 이들이 남긴 후기가 인터넷에 공개되면, 해당 매물에 부정적 인식이 퍼질 수도 있습니다.
3. 임장도 권리인가? 쟁점의 양면
임장크루 참가자들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 “공개된 매물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권리가 있다.”
- “사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공부가 필요하다.”
- “미래의 실수요자로서 충분히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이런 입장도 분명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반론도 존재합니다.
부정적 시선 긍정적 시선
실수요자 위장, 업무 방해 | 스스로 학습하고 정보 공유 |
중개사·임대인에게 피해 | 부동산 피해 예방 목적 |
사적 이득만 챙기고 책임 없음 | 미래 수요자라는 잠재 가치 |
중요한 것은 ‘권리’가 있다고 해서 ‘배려’를 생략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는 점입니다.
4. 임대인의 입장에서 본 바람직한 임장이란?
임대업을 하는 필자 역시 임장크루의 방문을 몇 차례 경험했습니다. 그들이 매물을 보고 가는 태도는 마치 ‘평가자’ 같았고, 매수 의향은 거의 없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단점만 부각시키는 듯한 말투와 태도는 인상을 나쁘게 만들었고, 이후 해당 중개사를 통해서는 매물을 내놓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임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 방문 목적을 솔직하게 고지하기
중개사에게 ‘스터디 목적’임을 명확히 밝히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그래야 중개사도 준비된 태도로 응대할 수 있습니다. - 거짓 역할극은 금물
신혼부부, 이직 예정자 등의 역할극은 신뢰를 훼손합니다. 정직하게 임장을 요청해도 대부분의 중개사는 예비 수요자에게 우호적입니다. - 무리한 방문 자제
한 번에 여러 매물을 무분별하게 보는 방식보다는, 최소한의 매물을 신중하게 선택하여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제도화된 수고비 시스템 도입 필요
현재는 성공보수 중심이지만, 임장비나 수고비를 분리하여, 계약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최소한의 비용 보상이 이루어지는 구조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중개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무료로 안내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버리고, 중개업에 대한 존중이 필요합니다.
5. 건강한 부동산 시장을 위한 제언
임장은 부동산 공부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결국 전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 임장크루는 ‘미래의 수요자’라는 자부심만큼, ‘현재의 공급자’에 대한 존중도 함께 가져야 합니다.
- 공인중개사는 단순히 계약을 성사시키는 역할을 넘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 집주인과 세입자에게도 배려를 기반으로 접근한다면, 갈등은 줄고 신뢰는 커질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권리보다 앞서는 ‘매너’와 ‘배려’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거래의 장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우리는 매물을 볼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에는 반드시 책임과 예의가 따라야 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진정한 의미의 ‘임장 문화’가 성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임장크루의 활동과 부동산 임장비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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